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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시장

아시아 초고가 주거지역 : 홍콩, 도쿄

by T.E. 2026. 1. 11.

아시아 초고가 주거지역

 

아시아의 초고가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고급 주거지의 집합이 아니다. 급격한 경제 성장, 금융 허브로서의 도시 기능, 그리고 구조적으로 제한된 토지 공급이 맞물리며 형성된 결과물이다. 2026년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곳들은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이자, 장기적인 자산 보존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홍콩과 도쿄는 서로 다른 제도와 도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주거 시장이라는 공통된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 글에서는 아시아 초고가 부동산이 집중된 대표적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구조와 장기적인 가치 요인을 현실적으로 분석한다.


 

1. 홍콩 더 피크

홍콩 더 피크(The Peak)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주거 가격을 유지하는 상징적인 지역이다. 해발 고지대에 위치한 이 지역은 홍콩 도심과 빅토리아 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적·지리적 조건은 다른 어떤 개발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작용한다. 더 피크의 주택은 대부분 단독주택이나 초고급 저층 주거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와 달리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된 구조를 가진다. 이로 인해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
홍콩 부동산 시장의 핵심 구조는 토지 공급의 극단적인 제한에 있다. 홍콩 토지의 상당 부분은 정부가 소유·관리하고 있으며, 신규 주거용 토지 공급은 정치적·환경적 이유로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더 피크는 사실상 신규 공급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공급이 막혀 있는 상태에서 글로벌 자산가들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가격은 단기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더 피크의 부동산은 실거주 목적보다는 자산 보관 수단에 가깝다. 글로벌 금융인, 다국적 기업 오너, 아시아 초부유층이 장기 보유 자산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 빈도는 낮지만, 한 번 형성된 가격은 쉽게 하락하지 않는다. 특히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실물 자산으로서 더 피크의 가치는 더욱 부각된다. 이 지역의 주택은 ‘사는 집’이 아니라 ‘보유하는 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2. 홍콩 미드레벨

미드레벨(Mid-Levels)은 홍콩 센트럴과 인접한 고급 주거 지역으로, 더 피크 다음으로 높은 주거 가치를 인정받는 동네다. 센트럴 금융지구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글로벌 금융 종사자, 외국계 기업 임원, 전문직 종사자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비교적 조용한 주거 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집중되는 구조를 가진다.
미드레벨에는 고급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으며, 일부 단지는 프라이빗 엘리베이터, 전용 출입 시스템,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홍콩 특유의 고밀도 도시 구조 속에서도 미드레벨은 상대적으로 주거 쾌적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제학교, 대형 병원, 고급 상업시설과의 접근성이 좋아 장기 거주에 적합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미드레벨의 부동산 가격은 단순한 희소성뿐 아니라 안정적인 임대 수요에 의해 뒷받침된다. 홍콩은 외국인 주재원 비중이 높은 도시이며, 이들 상당수가 미드레벨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고가 주거지임에도 불구하고 임대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고, 수익형 자산으로서의 성격도 동시에 지닌다. 더 피크가 철저히 자산 보관형 주거지라면, 미드레벨은 고급 주거와 투자 수익이 균형을 이루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3. 도쿄 미나토구

도쿄 미나토구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가 집중된 행정구로, 아시아 초고가 부동산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롯폰기, 아자부, 시로카네 등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주거 동네들이 이곳에 포함되어 있으며, 외국 대사관과 글로벌 기업 본사, 국제학교가 밀집해 있어 외국인 거주 비중이 매우 높다. 이러한 국제적 환경은 미나토구를 단순한 일본 내 고급 주거지가 아닌, 글로벌 주거 시장의 일부로 기능하게 만든다.
미나토구의 주거 형태는 다양하다. 저층 고급 맨션부터 초고층 럭셔리 레지던스까지 폭넓은 선택지가 존재하며, 일본 특유의 정교한 관리 시스템과 높은 건축 품질이 결합되어 있다. 특히 신축 고급 맨션의 경우 보안, 프라이버시, 커뮤니티 시설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도쿄의 고가 부동산은 홍콩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일본의 보수적인 금융 시스템과 부동산 시장 구조에서 비롯된다. 미나토구의 주택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자산이라기보다는, 장기 거주와 자산 보존을 동시에 고려하는 수요가 중심을 이룬다. 해외 자본에게도 도쿄 미나토구는 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안정형 자산’으로 인식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4. 도쿄 치요다구

치요다구는 일본 정치와 행정의 중심지로, 황거를 중심으로 극도로 제한된 주거 공급 구조를 가진 지역이다. 이 지역의 주거지는 대부분 저층 고급 주택이나 소규모 고급 맨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규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토지 이용 규제가 엄격하고, 역사적·상징적 공간이 많아 주거용 부동산의 공급 자체가 구조적으로 막혀 있다.
치요다구의 부동산 가치는 가격의 높고 낮음보다 희소성에서 비롯된다. 일본 내에서도 일반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매물이 많으며, 실제 거래는 상위 자산가층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시장 자체가 매우 폐쇄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외부 충격에 대한 가격 방어력이 뛰어나다.
치요다구의 주거지는 화려함보다는 상징성과 안정성이 강조된다. 황거 인근이라는 입지 자체가 갖는 상징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화되며, 이는 장기적인 자산 가치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일본 초고가 주거지의 정점에 위치한 치요다구는, ‘살기 좋은 곳’이라기보다는 ‘보유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자산’으로 인식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아시아의 초고가 주거지역은 단순한 부의 집중 결과가 아니다. 제한된 토지 공급, 글로벌 금융과 자본의 집중, 그리고 도시 구조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홍콩 더 피크와 미드레벨, 도쿄 미나토구와 치요다구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공급이 구조적으로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자산가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아시아 초고가 부동산을 이해하는 것은 곧 글로벌 자산 이동과 도시 경쟁력의 흐름을 읽는 하나의 기준이 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시장을 바라보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