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육아일기

모유수유와 분유수유, 초보 엄마의 고민,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

by Leid 2026. 8. 13.

 

아기를 낳기 전부터 모유수유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모유가 아기에게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가 혼자 모든 수유를 감당할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생각했던 방법은 혼합수유였다. 모유는 먹이고 싶으니 최대한 먹이되, 부족한 부분은 분유로 채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수유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고, 결국 나는 한 달 만에 완전 분유수유를 선택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그 선택은 우리 가족에게 꽤 잘한 선택이었다.


1. 모유는 먹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기를 낳고 조리원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나름 의욕이 있었다. 모유를 먹이고 싶었고, 그렇다고 완전 모유수유를 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에 혼합수유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조리원 생활을 하면서 나는 직수보다는 유축을 주로 했다. 유축을 하면 조금씩 모유량이 늘어나는 게 보이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늘지는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나오니까 계속해보자'는 마음으로 유축을 이어갔다. 조리원을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집에 와서 아기를 직접 먹이기 시작하니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생겼다. 아기가 젖을 물 때 깨무는 것도 아팠고, 수유 자세를 잡다 보니 어깨가 잔뜩 말렸다. 목과 어깨는 뻐근했고, 수유가 끝나면 몸이 녹초가 됐다. 처음에는 모유수유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축도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유축기를 꺼내고, 유축하고, 젖병을 씻고, 다시 다음 수유 시간을 기다리는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이것도 결국 수유와 똑같이 시간을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에게 직접 먹이는 시간도 필요하고 유축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신생아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는데 수유와 유축까지 반복되니 몸이 점점 지쳐갔다. 사실 모유에는 분명 특별한 장점이 있다. 초유와 모유에는 분비형 IgA나 락토페린 같은 면역 관련 성분과 HMO 같은 모유 올리고당이 들어 있고, 단순히 영양소만 공급하는 음식과는 다른 생물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초유는 양이 적더라도 신생아에게 필요한 면역 성분이 풍부해서 출산 직후의 중요한 영양원이 된다. 나도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유를 쉽게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아기에게 좋은 것'과 '내가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었다. 모유가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내가 매일 편안한 마음으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2. 결국 한 달 만에 모유와 유축을 포기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 나는 결국 결정을 내렸다. 모유와 유축을 모두 포기하고 완전 분유수유를 하기로 했다. 단유를 결심하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이상했다. '내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건가?', '조금만 더 하면 모유량이 늘지 않을까?', '아기에게 더 좋은 것을 포기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특히 인터넷을 보면 모유수유의 장점은 정말 많이 나온다.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장내 미생물에도 영향을 주고, 미숙아에게는 특히 중요한 이점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으면 괜히 내가 아기에게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지쳐 있었다. 수유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몸이 먼저 긴장했고, 유축 시간이 다가오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나는 한 달 동안 충분히 고민하고 직접 해본 끝에 분유를 선택했다. 그리고 나중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갔을 때 담당 선생님께 단유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의외로 선생님은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요즘 분유 성분도 워낙 좋아졌고, 초유를 먹이고 단유하는 방법도 괜찮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기를 잘 키우려면 엄마가 행복해야 하고, 엄마가 덜 힘든 방법으로 아기에게 수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데 그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던 죄책감이 조금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물론 현대의 분유가 모유와 완전히 똑같아진 것은 아니다. 모유에는 아직 분유가 모두 재현하지 못하는 다양한 면역 성분과 생리활성 물질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유만 먹는 아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영아용 조제분유는 아기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도록 만들어지고 있고, 실제로 분유만 먹으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기들도 많다. 혼합수유 역시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유냐 분유냐'라는 이름표보다 아기가 충분히 먹고 잘 성장하고 있는지, 그리고 엄마가 그 수유를 지속할 수 있는지였던 것 같다.


3. 우리 가족에게는 분유가 가장 편안한 선택이었다.

완전 분유수유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생각보다 마음이 편해졌다는 것이었다. 물론 분유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분유를 타야 하고 젖병을 씻어야 하고, 외출할 때는 준비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계속 유축 시간을 계산하고 모유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남편도 자연스럽게 수유에 참여할 수 있었고, 나도 조금 더 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수유를 하면서 몸이 아프거나 어깨가 뻐근해서 힘들어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 엄마가 아기에게 좋은 것을 해주는 방법은 꼭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모유수유에는 분명 좋은 점이 있지만, 엄마가 너무 지쳐서 하루 종일 힘들어하고 있다면 그 상황이 반드시 아기에게 좋은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신생아 시절에는 수유뿐 아니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기저귀를 갈고, 울면 달래고, 목욕시키고, 하루 종일 아기를 살펴봐야 한다. 그 모든 일을 처음 겪는 엄마에게 수유까지 지나치게 큰 부담이 된다면 결국 엄마의 체력과 마음이 먼저 무너질 수 있다. 나는 직접 한 달을 경험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모유수유를 오래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그때 우리 가족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생각이 더 크다. 무엇보다 분유를 먹이기 시작한 뒤에도 아기는 잘 먹고 잘 자라고 있었다. 나는 아기를 안고 분유를 먹이면서도 충분히 사랑을 줄 수 있었다. 수유 방법이 엄마와 아기의 관계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가장 잘한 일은 모유수유를 끝까지 고집한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인정한 것이었던 것 같다. 모유든 분유든 혼합수유든 결국 중요한 건 아기가 충분히 먹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 그리고 엄마 역시 무너지지 않고 아기를 돌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지금 누군가 나에게 '모유가 좋으니까 무조건 모유수유를 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선뜻 그렇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다. 모유가 가진 장점은 분명히 인정하지만, 그 장점을 위해 엄마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면 다른 선택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처음에는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힘들어도 한 달 동안 해봤고, 결국 내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단유를 선택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건 실패가 아니었다. 나와 아기, 그리고 우리 가족이 조금 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었다.
모유가 좋다는 사실과 분유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혼합수유라는 선택지도 있다. '무엇을 먹였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엄마가 건강한 마음으로 아기를 바라볼 수 있었느냐는 것' 나는 지금도 그때의 선택이 우리 가족을 위해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