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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아기 첫 걸음마 시기, 걸음마 연습 방법, 9개월에 걸음마 시작한 아기

by Leid 2026. 8. 29.

아기를 키우면서 기다려지는 순간이 참 많다. 처음 눈을 마주쳤을 때도 그렇고, 처음 웃었을 때도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걸음마’는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작은 아기가 어느 날 두 발로 서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람이 이렇게 작은 존재에서 시작하는구나 싶다. 우리 아기는 대근육 발달이 빠른 편이었고 9개월 무렵 처음 혼자 걷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첫걸음까지도 나름의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꽤나 뭉클한 육아의 한 장면이었다.


1. 9개월부터 시작된 우리 아기의 걸음마

우리 아기는 뒤집기부터 대근육 발달이 빠른 편이었다. 다른 발달도 물론 궁금했지만 특히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기였다. 7개월쯤 되었을 때는 혼자 가구를 붙잡고 일어서기 시작했고, 8개월에는 소파 같은 곳을 잡고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는데, 어느 순간 소파를 붙잡고 한 발씩 옮기는 모습을 보니 ‘이제 곧 걷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아기는 앉고, 기고, 잡고 일어서고, 가구를 잡고 이동하는 과정을 거쳐 혼자 서는 시간이 늘어난 뒤 첫걸음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꼭 모든 아기가 똑같은 순서와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아기도 그 과정을 하나씩 밟고 있었다.
9개월이 되었을 때는 잠깐씩 아무것도 잡지 않고 혼자 서 있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도 욕심이 생겼다. ‘이 정도면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걸음마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기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보려고 했는데, 찾아보니 아기의 손을 어른의 머리 위쪽으로 번쩍 들어 올려 잡고 걷게 하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기의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세를 낮춰 아기의 손 높이에 맞추고 손을 잡아주면서 천천히 걸어보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연습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9개월에서 10개월로 넘어갈 즈음, 아기가 정말 혼자서 한두 걸음을 내딛었다. 그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생생하다. 아직 발바닥도 동글동글하고 다리도 짧은데 두 발로 서서 앞으로 걸어오는 모습이라니. ‘우리 아기가 걸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감격스러웠다.


2. 걸음마 연습은 억지로 시키기보다 스스로 움직이게

첫걸음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아기가 몸을 움직이며 쌓아온 경험이 모두 연결된 결과라고 한다. 기면서 몸의 균형을 잡고, 일어서면서 다리에 체중을 싣고, 가구를 붙잡고 옆으로 이동하면서 체중을 한쪽 다리에서 다른 쪽 다리로 옮기는 연습을 한다. 그러다 혼자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마침내 한 발을 내딛는 것이다. 그래서 걸음마를 빨리 시작시키겠다고 무리하게 훈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집 안에서 안전하게 기고, 일어서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집에서도 아기가 걸음마를 시작한 뒤에는 주변 환경을 더 꼼꼼하게 살폈다. 걸음마를 하기 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낮은 가구나 모서리도 아기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기 시작하니 위험해 보였다. 걷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이동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그래서 모서리나 계단, 작은 물건처럼 다칠 수 있는 요소를 미리 치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걸음마 연습을 한다면 좋아하는 장난감을 조금 앞에 놓아 한 발을 내딛도록 유도하거나, 보호자가 가까운 거리에서 손을 내밀고 다가오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걸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이고 싶어서 한 발을 내딛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걸음마를 시작했다면 집에서는 가능하면 맨발로 걷게 해주는 것도 좋다. 우리 아기도 처음에는 집 안에서 맨발로 걷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맨발로 잘 걷는다고 해서 신발을 신자마자 똑같이 걷는 것은 아니었다. 처음 신발을 신겼을 때는 발이 무거워진 것처럼 어색하게 걷기도 했다. 그래서 평평하고 안전한 쇼핑몰 같은 실내 공간에서 신발을 신고 걷는 연습을 시작했고, 조금 익숙해진 뒤에는 놀이터나 보도블록처럼 다양한 바닥으로 범위를 넓혀갔다. 지금 생각하면 이 과정도 아기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운동이었던 것 같다. 바닥의 느낌이 달라질 때마다 균형을 잡고 발을 내딛는 방법을 다시 익혀야 했으니까.


3. 아기의 속도를 기다려주기

우리 아기가 9개월에 걷기 시작하다 보니 주변에서 ‘정말 빠르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처음에는 나도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빠르게 걷는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뿌듯했다. 그런데 육아를 하다 보니 발달은 정말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떤 아이는 10개월 무렵부터 걷기 시작하고, 어떤 아이는 돌이 지나서도 한참 기어 다니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첫걸음은 10~18개월 사이에 나타날 수 있고, CDC에서도 18개월 무렵 혼자 몇 걸음을 걷는 것을 중요한 대근육 발달 이정표로 보고 있다. 그러니 돌이 지났는데 아직 걷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일어서려고 하는지, 가구를 붙잡고 이동하는지, 다리에 체중을 싣는지처럼 걷기 전 과정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 아기는 첫돌이 되었을 때 거의 뛰다시피 걸었다. 걷기 시작하고 나서는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 예전에는 내가 안아서 이동시키거나 기어가는 모습을 따라다녔다면, 이제는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직접 걸어갔다. 안아주려고 하면 오히려 손을 뿌리치고 혼자 걸으려고 할 때도 있었다. 아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엄마 입장에서는 쫓아다니느라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장아장 걷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또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작은 두 발로 서서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처음 걷는 아기는 다리를 넓게 벌리고 팔을 양옆으로 들거나, 무릎을 살짝 굽히고 뒤뚱뒤뚱 걷기도 한다. 몇 걸음 걷다가 넘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걷기는 다리 힘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균형을 잡고 체중을 옮기면서 발을 내딛어야 하는 복잡한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걷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자기 몸을 조절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다만 18개월 무렵에도 혼자 몇 걸음을 걷지 못하거나 다리에 체중을 싣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발달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보다 늦게 걷는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걷는 시기는 아이마다 다르고, 빠르게 걷는 것이 반드시 더 뛰어난 발달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9개월에 시작한 우리 아기의 걸음마는 아주 짧은 한두 걸음에서 시작됐다. 그 작은 걸음 안에는 기고, 일어서고, 붙잡고 움직였던 수많은 시간이 들어 있었다. 지금도 아장아장 걷던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 한쪽이 따뜻해진다. 걸음마는 단순히 ‘몇 개월에 걷느냐’를 확인하는 일이 아니라, 아기가 자기 몸을 스스로 움직이고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하는 순간인 것 같다. 조금 빠르든 조금 늦든, 결국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니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는 오늘 우리 아이가 어제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모습을 바라봐주는 것, 그것이 엄마에게는 가장 행복한 기다림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