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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아기 눈 마주치기 시작하는 시기, 사회적 웃음 그리고 엄마와의 첫 상호작용

by Leid 2026. 8. 26.

아기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는 정말 작은 얼굴 하나만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신생아는 눈을 뜨고 있어도 나를 보고 있는 건지, 그냥 눈앞의 무언가를 바라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기가 내 얼굴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나를 보고 웃어주기까지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기가 나를 엄마로 알아가기 시작하는구나.’ 눈맞춤과 사회적 웃음은 아주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엄마에게는 아기와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1. 나를 보는 건지 몰랐던 신생아, 어느 순간 눈을 맞추기 시작했다

신생아 때는 아기를 바라보는 시간이 정말 많았다. 잠을 자고 있으면 잘 자는지 확인하고, 눈을 뜨고 있으면 또 한참을 바라봤다. 그런데 아기가 눈을 뜨고 있어도 나를 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신생아는 아직 시력이 발달하는 과정이라 가까운 곳을 바라보는 것이 편하고, 눈앞의 얼굴을 잠깐 바라보다가도 금세 시선을 돌리곤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기 얼굴 가까이에 내 얼굴을 가져다 놓고 “엄마 보여?” 하면서 혼자 말을 걸었던 것 같다. 물론 대답은 없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아기를 돌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느낌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아기의 시선이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어느 날부터는 내 얼굴에 시선이 멈추는 것 같은 순간이 생겼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내 눈을 바라보는 것 같았고, 내가 고개를 움직이면 시선도 따라오는 것 같았다. 그때의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참 묘하다. ‘이 아이가 나를 보고 있구나.’ 단순히 눈을 뜨고 있는 것과 나를 바라보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보통 생후 2개월 전후가 되면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거나 보호자의 움직임을 눈으로 따라보는 모습이 점점 뚜렷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육아를 해보니 책에 적힌 ‘2개월’이라는 숫자보다 어제와 오늘의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훨씬 크게 다가왔다. 아직 오래 눈을 맞추지는 못하고 잠깐 바라보다가 다른 곳을 보기도 했지만, 나는 그 짧은 눈맞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졸리거나 배가 고플 때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고, 컨디션이 좋은 시간에 더 잘 바라보기도 했다. 그래서 ‘왜 오늘은 눈을 안 마주치지?’ 하고 걱정하기보다는 아기가 편안하고 깨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얼굴을 보여주려고 했다.


2. 배냇웃음인 줄 알았던 웃음이 어느 순간 나를 보고 웃는 웃음이 되었다

눈맞춤이 시작되고 나니 다음으로 기다려졌던 것은 웃음이었다. 신생아 때도 가끔 잠을 자면서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 너무 예뻐서 나도 모르게 “우리 아기 웃었어?”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신생아의 이런 미소는 보호자를 보고 웃는 사회적 웃음과는 다른 생리적인 미소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 차이를 잘 몰랐다.
그러다 생후 2개월 전후가 되면서 조금씩 다른 웃음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서 말을 걸면 가만히 나를 바라보다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순간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도 우연인가 싶었다. 그런데 몇 번 반복되다 보니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내가 웃어주면 아기도 웃는 것 같았고, 내 목소리를 들으면 얼굴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때부터 나는 아기에게 말을 거는 일이 더 좋아졌다. 수유할 때도 얼굴을 바라보면서 “우리 아기 맘마 먹어요.” 하고 이야기했고, 기저귀를 갈 때도 “기저귀 갈고 놀자.” 하며 계속 말을 걸었다.
아직 아무것도 알아듣지 못할 텐데 내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이야기했다. 내가 너의 엄마이고,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었다. 아기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내 목소리와 표정, 얼굴을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 자체가 아기에게는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일 테니까.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아기가 내가 말을 걸면 웃어주기 시작했다. 배냇웃음과는 분명히 달랐다. 내가 웃으면 아기도 웃고, 내가 말을 걸면 나를 바라봤다. 그때 처음으로 ‘우리 둘이 지금 대화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주고받는 대화는 아니었지만 엄마가 말을 걸고, 아기가 웃음으로 대답하는 아주 작은 대화였다. 보통 사회적 웃음은 생후 2개월 전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 시기를 지나면서 아기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보는 경험은 정말 신기했다.


3. 그때부터 나는 수유할 때도 놀 때도 일부러 아기와 눈을 마주쳤다

아기가 나를 바라보고 웃어주기 시작하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아기와 눈을 더 많이 마주치려고 했다. 사실 특별한 놀이를 해준 것은 아니다. 그저 수유할 때 아기의 얼굴을 바라보고, 아기가 눈을 마주치면 웃어주고, 소리를 내면 나도 따라 해주는 정도였다. 아기가 “아” 하고 소리를 내면 나도 “아~” 하고 따라 했다. 그러면 아기가 또 소리를 내고, 내가 다시 대답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것 아닌 행동인데 그때는 그 시간이 참 재미있었다.
아기가 아직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상호작용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태어난 직후부터 아기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안아주면 진정되고, 울음으로 배고픔이나 불편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2~3개월이 지나면서 눈맞춤과 미소, 옹알이가 더해지면 보호자와 주고받는 반응이 점점 많아진다. 나는 그때부터 아기의 작은 반응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아기가 나를 바라보면 나도 바라보고, 웃으면 웃어주고, 소리를 내면 대답해줬다. 아기의 작은 신호에 엄마가 반응해주는 것 자체가 아기에게는 첫 번째 의사소통 경험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수유하던 시간이다. 아기를 안고 수유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주보게 된다. 그때 아기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면 나도 한참을 바라봤다. 어떤 날은 아기가 나를 바라보다가 웃기도 했고, 어떤 날은 아무 관심 없이 다시 잠들기도 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매번 눈을 마주칠 필요도, 매번 웃어줄 필요도 없었다.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반응이 달랐고 나 역시 피곤한 날이 많았으니까.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보내는 신호에 내가 계속 답해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에 내가 해준 것은 정말 단순했다. 많이 안아주고, 많이 바라보고, 많이 이야기하고, 아기가 웃으면 같이 웃어주는 것. 그런데 그 단순한 행동들이 나중에는 옹알이로 이어지고, 손짓과 몸짓으로 이어지고, 결국 말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아기의 발달을 공부하면서 ‘서브 앤 리턴’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는데, 아기가 보내는 작은 신호에 보호자가 반응하고 다시 아기가 반응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돌이켜보면 내가 아기와 했던 수많은 눈맞춤과 웃음이 바로 그런 과정이었던 것 같다.


아기를 키우면서 처음에는 ‘언제 눈을 마주칠까, 언제 웃을까’를 기다렸는데, 막상 그 순간이 오고 나니 그 짧은 눈맞춤 하나가 얼마나 특별한 일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신생아 때의 희미한 시선이 눈맞춤이 되고, 배냇웃음이 사회적 웃음이 되고, 어느 순간에는 엄마가 말을 걸면 아기가 소리로 대답하는 관계가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아기와의 첫 상호작용은 거창한 교육이나 놀이가 아니었다. 아기가 나를 바라볼 때 나도 바라봐주는 것, 웃어줄 때 함께 웃어주는 것, 작은 소리를 낼 때 대답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처음의 대화였다. 그리고 그때 처음 느꼈던 ‘이 아이가 나를 알고 있구나’라는 뭉클함은 아기를 키우면서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