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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6개월 아기 장난감보다 핸드폰, 리모컨을 더 좋아하는 이유, 장난감으로 관심 돌리는 방법

by Leid 2026. 10. 22.

아기가 태어나고 6개월이 되기까지 집에는 생각보다 많은 장난감이 쌓였다. 아기들은 알록달록한 원색 장난감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나둘씩 사다 보니 어느새 집안 곳곳이 장난감으로 가득 찼다. 그런데 정작 우리 아기가 가장 좋아하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엄마 아빠가 매일 손에 들고 다니는 핸드폰과 리모컨이었다. 비싼 장난감은 잠깐 만지다가 내려놓으면서 하얗고 까만 리모컨은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장난감보다 이런 물건에 더 관심을 보이는 걸까?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장난감을 잘못 골랐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고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면서 나름대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생후 6개월 아기가 핸드폰과 리모컨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그리고 장난감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렸던 경험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1. 6개월 아기는 왜 장난감보다 핸드폰과 리모컨을 더 좋아할까?

신생아 때는 아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어려웠다. 손에 무언가를 쥐여 주면 가만히 잡고 있거나 금방 놓아버리는 정도였는데, 생후 6개월이 되니 관심을 보이는 대상이 확실해졌다. 집에 있는 장난감은 종류도 다양하고 색깔도 알록달록했지만, 이상하게도 아기의 시선은 늘 엄마 아빠가 들고 있는 핸드폰과 리모컨으로 향했다. 손에 넣기만 하면 입으로 가져가 물어뜯고, 버튼을 누르거나 이리저리 돌려 보면서 한참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다 버튼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핸드폰 화면이나 TV가 켜지지 않도록 전원을 꺼 놓아도 손에서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런 조작도 되지 않는데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기에게 핸드폰과 리모컨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었을 것 같았다. 엄마 아빠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리모컨으로 TV를 켜고 끈다. 아기가 생활하면서 가장 자주 보는 어른의 행동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반면 아기 장난감은 대부분 아기를 위해 마련한 물건이라 엄마 아빠가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 주지는 않았다. 어쩌면 아기에게는 알록달록한 장난감보다 엄마 아빠가 늘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훨씬 궁금하고 흥미롭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생후 6개월 무렵에는 손을 뻗어 물건을 잡고, 입으로 가져가 탐색하고, 손에 쥔 물건을 두드리거나 움직여 보려는 행동이 활발해진다. 핸드폰의 매끈한 표면이나 리모컨의 여러 버튼도 아기에게는 충분히 흥미로운 탐색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장난감에 관심이 없거나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기에게는 어른이 생각하는 장난감의 가치와 전혀 다른 기준이 있을 수 있다. 부모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신기하고 궁금해서 관심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탐색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 아기도 그저 엄마 아빠가 사용하는 물건이 궁금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핸드폰과 리모컨 대신 장난감으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

아기가 핸드폰과 리모컨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뒤에는 장난감으로 관심을 돌려 보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다. 처음에는 핸드폰을 손에서 빼앗고 다른 장난감을 쥐여 주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아기가 이미 관심을 보이는 물건을 갑자기 빼앗고 다른 것을 내밀면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아기 입장에서는 한창 궁금해서 탐색하던 물건을 빼앗긴 셈이니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조건 핸드폰을 못 만지게 하는 것보다 애초에 아기의 관심을 끌 만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먼저 시도한 방법은 아기 앞에서 핸드폰과 리모컨을 사용하는 모습을 줄이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핸드폰을 들고 있었는데, 아기가 옆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아기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엄마 아빠 손에 핸드폰이 들려 있으면 장난감을 내려놓고 다가오곤 했다. 그래서 아기 앞에서는 핸드폰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리모컨도 아기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두었다. 대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난감 몇 개를 아기 가까이에 놓아 주었다. 새로운 장난감을 계속 사기보다는 집에 있는 장난감을 활용해 보고 싶었다.
또 장난감을 그냥 바닥에 놓아두는 것과 부모가 직접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아기 앞에서 장난감을 흔들어 소리를 내거나, 장난감을 천으로 가렸다가 다시 보여 주는 까꿍 놀이를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기가 좋아하는 버튼 누르기와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안전한 장난감을 제공해도 좋다. 다만 장난감은 월령에 적합하고 작은 부품이 떨어지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생후 6개월 아기는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에 들어갈 만한 부품이나 배터리 덮개가 쉽게 열리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한꺼번에 많은 장난감을 늘어놓기보다는 한두 개씩 보여 주면서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이는지 살펴보는 편이 좋다.
물론 모든 아기가 같은 방법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기는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좋아하고, 어떤 아기는 촉감이 다른 헝겊책이나 말랑한 공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장난감을 보여 줬는데 반응이 없다고 해서 억지로 오래 가지고 놀게 할 필요도 없다. 잠시 관심을 보이다가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핸드폰을 빼앗는 데 집중하기보다 아기가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는 새로운 장난감을 사는 것보다 엄마 아빠의 행동과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3. 며칠 뒤 핸드폰에 흥미를 잃은 아기를 보고 깨달은 점

핸드폰과 리모컨에 대한 관심을 줄이기 위해 아기 앞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줄이고, 사용하지 않는 리모컨도 아기 앞에 두지 않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한다고 정말 달라질까 싶었다. 워낙 좋아하는 물건이라 눈에 보이기만 하면 다시 달려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다. 전에는 리모컨만 보이면 다른 장난감을 제쳐 두고 손을 뻗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장난감 사이에 놓여 있어도 예전처럼 집착하지 않았다. 다른 장난감을 만지다가 리모컨을 발견해도 잠깐 살펴보는 정도였고, 이내 다른 물건으로 관심을 옮겼다. 처음에는 그렇게 좋아하던 물건인데 이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아기가 핸드폰과 리모컨 자체를 특별히 좋아했다기보다,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물건이라 더 궁금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엄마 아빠가 늘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니 도대체 무엇인지 직접 만져 보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눈앞에 자주 보이지 않으니 호기심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 같았다. 물론 모든 아기가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아기에게는 물건을 무조건 못 만지게 하는 것보다 어른이 사용하는 모습을 줄이는 방법이 효과적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아기는 참 직관적이고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좋은 장난감을 골라 주면 당연히 그 장난감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기에게는 부모가 매일 사용하는 평범한 물건 하나가 훨씬 궁금할 수 있다. 아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이해하려면 어른의 기준으로 판단하기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주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아기가 만지면 안 되는 물건이라면 아이에게 계속 안 된다고 말하기에 앞서, 부모가 먼저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핸드폰은 아기가 입에 넣거나 떨어뜨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은 부품이나 손상된 배터리 덮개 등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리모컨 역시 버튼이나 배터리 덮개가 손상되면 위험할 수 있다. 동전형 배터리는 삼켰을 때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실제 핸드폰과 리모컨은 아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 생후 6개월 아기에게는 화면을 보여 주기보다 직접 만지고 탐색하는 놀이와 부모가 함께 반응해 주는 상호작용이 더 적합하다. 아기가 장난감보다 핸드폰을 좋아한다고 해서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부모의 사용 습관을 조절하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느꼈다.


생후 6개월, 아기에게는 집 안의 모든 것이 새롭고 궁금한 탐색 대상일 것이다. 엄마 아빠에게는 너무 익숙한 핸드폰과 리모컨도 아기에게는 직접 만져 보고 싶은 신기한 물건이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 집은 아기 앞에서 핸드폰과 리모컨을 사용하는 모습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작은 변화를 경험했다. 아기가 좋아하는 것을 무조건 막기보다 왜 관심을 보이는지 살펴보고, 안전한 방법으로 호기심을 채워 주는 것. 어쩌면 육아는 이렇게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면서 부모도 함께 배워 가는 과정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