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처음 이가 났을 때만 해도 치아 하나하나가 신기하기만 했다. 작은 앞니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도 찍어두고, 귀여운 미소를 볼 때마다 괜히 한 번 더 들여다보곤 했다. 그런데 치아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니 그때부터는 귀여운 것과 별개로 걱정되는 것도 많아졌다.
충치는 생기면 어쩌지? 양치는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불소도포는 언제부터 해야 할까? 치과는 언제 데려가야 할까?
특히 아이가 양치를 싫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매일 저녁 작은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치아를 잘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니, 지금 조금 힘들더라도 습관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1. 국가 구강검진만 기다리지 않고 첫 치과를 찾아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영유아 구강검진은 18개월부터 시작한다. 처음에는 나도 국가검진 시기가 되면 치과에 가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알아보니 국가검진과 별개로 첫니가 나온 뒤에는 조금 더 일찍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일반적으로는 첫 치아가 나온 후 6개월 이내, 늦어도 첫돌까지 첫 치과 방문을 권장한다. 아직 충치가 생기지 않은 아기인데 굳이 치과에 가야 하나 싶지만, 첫 방문에서는 충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었다.
치아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 양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불소치약은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아이의 식습관이나 수유습관에 충치 위험은 없는지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우리 아기가 18개월이 되었을 때는 조금 늦게 느껴졌다. 이미 치아도 꽤 많이 올라와 있었고, 무엇보다 돌 전후부터 양치를 너무 싫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양치하자고 하면 얌전히 앉아 있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칫솔만 들고 가도 도망가기 시작했다. 잡아서 닦으려고 하면 울고 몸을 비틀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했다.
‘이렇게까지 싫어하는데 억지로 닦아도 되나?’
매일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도 충치는 한 번 생기면 아이가 불편해할 뿐 아니라 치료 과정도 쉽지 않다고 하니, 결국 양치만큼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울지 않고 닦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다 보면 양치를 놓칠 것 같았다.
18개월이 되자마자 구강검진을 받았고 다행히 치아 상태는 양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동안 매일 붙잡고 닦였던 시간이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국가 구강검진은 18~29개월, 30~41개월, 42~53개월, 54~65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하지만 국가검진을 기다리는 것과 별개로 아이의 첫 치아가 나온 시점부터 치과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점은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다.
2. 불소도포는 꼭 해야 할까? 엄마가 가장 고민했던 부분
구강검진을 하면서 또 하나 궁금했던 것이 불소도포였다.
불소가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너무 어린 아기에게 불소를 사용해도 괜찮은지, 불소도포를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지는 잘 몰랐다.
알아보니 불소도포는 모든 아이가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횟수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의 치아 상태나 충치 위험도, 식습관, 양치 상태 등을 보고 치과에서 필요성을 판단한다고 한다.
그래서 ‘몇 개월부터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치과에서 아이의 상태를 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방문했던 치과에서는 불소도포를 6개월 간격으로 권유했다. 아직 우리 아이는 큰 충치가 없었지만, 앞으로 치아가 더 많이 나고 간식도 늘어나면서 충치 위험이 커질 수 있으니 예방 차원에서 관리하자는 의미였다.
특히 아이가 두돌을 앞두고 있다 보니 앞으로 치아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더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불소도포를 받으면 충치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매일 양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단 음식을 너무 자주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요즘은 불소도포를 ‘충치를 막아주는 특별한 치료’라기보다는 매일 하는 양치에 더해주는 예방 관리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치과에 갈 때마다 “불소도포를 해야 하나요?” 하고 묻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현재 충치 위험도에서 불소도포가 필요한가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반대로 불소가 걱정된다고 무조건 피할 필요도 없으니 아이의 상태에 맞춰 결정하면 될 것 같다.
3. 돌 이후부터는 매일 양치가 정말 쉽지 않다
사실 아기 때는 치아가 몇 개 없어서 양치가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치아가 많아지고 아이가 자기 의지가 생기면서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양치하자.”
이 한마디만 해도 도망간다.
칫솔을 들고 따라가면 웃으면서 도망가고, 잡으면 울고, 겨우 앉혀놓으면 입을 꾹 다문다. 어떤 날은 정말 몇 초밖에 못 닦은 것 같아서 ‘오늘은 제대로 못 닦았는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매일 양치를 포기할 수도 없었다.
치아는 아이가 자라면서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것이고, 지금 생긴 습관이 앞으로의 구강관리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았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혼자 양치하는 시간을 먼저 주고, 마지막에는 내가 다시 닦아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아이가 칫솔을 잡고 혼자 닦겠다고 하면 일단 마음껏 해보게 한다. 물론 제대로 닦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칫솔을 입에 넣고 움직이는 것 자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가 다시 닦아준다.
울기도 한다.
잡고 닦아야 하는 날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약해지지만, 양치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잠깐 울더라도 제대로 닦아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특히 잠들기 전 양치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하루 종일 간식을 먹고 우유도 마시고 이것저것 먹었으니 마지막에는 깨끗하게 닦고 자게 하는 것이다. 아직 아이가 스스로 구강관리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지금은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다.
그리고 치아가 서로 붙어 있는 부분이 생기면서부터는 칫솔만으로 충분한지도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치실이 필요한지 치과에 물어보니 아이의 치아가 서로 맞닿아 있다면 치실 관리도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은 매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불소치약으로 하루 두 번 양치하는 습관만큼은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4. 두돌이 가까워지니 치열도 괜히 걱정된다
아이가 두돌을 앞두고 있으니 이제는 단순히 충치뿐만 아니라 치열이나 치아 모양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아이는 아직 구강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지 잠이 올 때 애착베개를 물어뜯는 습관이 있다.
처음에는 치열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닐까 걱정돼서 치과에 물어봤다. 다행히 지금처럼 잠이 올 때 잠깐씩 물어뜯는 정도이고,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도 엄마 입장에서는 괜히 한 번 더 보게 된다.
‘앞니가 너무 벌어진 건 아닐까?’
‘나중에 치아가 삐뚤게 나는 건 아닐까?’
아직 영구치도 나오지 않은 아기인데 벌써부터 별별 걱정을 다 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은 아이의 치아를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시기라기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본적인 습관을 만들어주는 시기인 것 같다.
매일 양치하고,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필요한 경우 불소도포를 받고, 단 음식을 너무 자주 먹지 않게 하는 것.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이런 작은 것들을 꾸준히 해주는 것 아닐까 싶다.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는 치아가 없는 작은 입을 보면서 구강관리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니가 나오고, 이유식을 시작하고, 간식이 늘어나면서 생각보다 신경 쓸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첫 치과 방문은 국가 구강검진을 기다리기보다 첫니가 나온 후 6개월 이내, 늦어도 첫돌까지.
그리고 국가 영유아 구강검진은 18개월부터 챙기면 된다.
불소도포는 무조건 정해진 횟수만큼 받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충치 위험도에 따라 치과에서 상담하고 결정하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하는 양치다.
요즘도 양치할 때마다 도망가는 아이를 붙잡고 한숨을 쉬지만, 그래도 오늘도 이를 닦았다.
언젠가는 양치하자는 말에 도망가지 않고 스스로 칫솔을 들고 오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는 조금 울더라도, 조금 힘들더라도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관리는 꾸준히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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