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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돌아기 물건을 던지는 이유, 훈육에 앞서서 고민해야 할 점과 대처 방법

by Leid 2026. 9. 14.

아기가 돌 전후가 되면서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바닥으로 툭 던지기도 하고, 잘 먹던 음식도 갑자기 식탁 아래로 떨어뜨리곤 했다. 한두 번이면 웃고 넘어갈 수 있는데 반복되다 보니 육아에 지친 엄마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화가 올라올 때도 있었다. ‘왜 자꾸 던지는 거지? 이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 하나?’ 처음에는 그저 말썽을 부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 찾아보고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보였다. 아직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아기에게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어쩌면 아주 재미있는 실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조금 전까지 올라왔던 화가 신기하게도 누그러졌다.


1. 돌아기가 물건을 던지는 건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이었다

돌 전후 아기들은 주변의 물건을 끊임없이 탐색한다. 잡아보고, 흔들어보고, 입에 넣어보고, 떨어뜨려보면서 ‘이건 어떻게 되는 물건이지?’를 알아가는 시기다. CDC와 미국소아과학회 자료에서도 1세 전후 아이들이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던지는 행동을 하면서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모습이 흔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생각해보면 정말 단순한 이유였다. 공을 손에서 놓으면 굴러가고, 블록을 떨어뜨리면 바닥에 부딪히면서 소리가 난다. 숟가락을 떨어뜨리면 ‘딱’ 소리가 난다. 똑같은 물건을 몇 번 떨어뜨려도 매번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물건을 손에서 놓으면 떨어진다는 것도 알고 있고, 무거운 것을 던지면 큰 소리가 난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에게는 그것조차 처음 발견하는 세상의 법칙이다. ‘이걸 놓으면 어떻게 되지?’ 그 작은 손으로 물건을 쥐었다가 놓아보고, 조금 더 힘을 줘서 던져보고, 떨어진 물건을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또 던진다. 어른에게는 똑같은 행동의 반복이지만 아기에게는 하나의 실험이었던 셈이다.
처음에는 물건을 던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 돼’라는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그런데 아직 행동의 의미와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고 조절하기 어려운 시기의 아기에게 무조건 혼부터 내는 것이 맞을까 싶었다. 그래서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크게 화내기보다 “던지니까 떨어지네”라고 말해주고, 너무 과격하게 던지는 행동은 살짝 막아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렇다고 모든 던지기를 그냥 내버려둔 것은 아니다. 사람을 향해 던지거나 무겁고 위험한 물건을 던지는 경우에는 바로 행동을 막고 짧게 알려주는 것이 필요했다. 중요한 것은 ‘던지는 행동 자체’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에 던져도 되는지를 조금씩 알려주는 것이었다.


2. 물건을 던졌더니 엄마가 쳐다본다,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있었다

물건을 던지는 또 다른 이유를 알고 나서는 조금 웃음이 났다. 바로 부모의 반응 때문이다. 아기가 장난감을 바닥에 던졌다. 그러면 엄마는 깜짝 놀라서 “어머!” 하면서 아이를 쳐다본다. 떨어진 장난감을 다시 주워주기도 한다. 아기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다시 던진다. ‘어? 또 엄마가 쳐다보네?’ 아직 말로 “엄마 나 봐줘”라고 할 수 없는 아기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의사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돌 전후에는 언어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하는 것, 싫은 것, 관심받고 싶은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던졌더니 엄마가 바로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것을 반복할 수도 있다. 특히 엄마가 바쁘게 집안일을 하고 있거나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장난감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엄마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우리 아기도 물건을 던질 때마다 내가 깜짝 놀라서 쳐다보곤 했다. 당시에는 ‘왜 또 던져!’라는 마음이 먼저였지만, 알고 보니 그 작은 행동이 엄마를 부르는 방법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너무 귀여운 일이었다. 아직 말을 잘하지 못하는 작은 아기가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물건을 던지는 것이다. “엄마 나 좀 봐줘.”라는 말을 할 수 없으니 자기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관심을 끌기 위한 던지기를 무조건 받아줄 필요는 없다. 계속 던지는 행동에 부모가 크게 놀라거나 매번 장난감을 주워주는 것이 재미있는 놀이가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큰 반응을 줄이고 차분하게 행동을 전환해주는 것이 좋다. “던졌구나. 이제 엄마랑 공 놀이하자.” 혹은 “장난감은 바닥에 살살 내려놓자.”처럼 짧게 알려주면 된다. 아직 긴 설명을 이해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매번 길게 훈육하기보다는 같은 말을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그리고 아이가 장난감을 던지지 않고 내려놓았거나 원하는 방식으로 놀이했다면 그때는 “살살 내려놨네”, “잘했어”처럼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3. 던지지 못하게 하기보다 ‘던져도 되는 것’을 알려주기로 했다

그렇다면 돌아기가 물건을 던질 때 혼내야 할까, 그냥 둬야 할까. 지금 생각하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혼낼 필요는 없지만, 방치할 필요도 없다. 돌아기는 아직 자기 행동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그래서 “왜 또 던져!”라고 크게 혼내기보다는 위험한 행동과 괜찮은 행동을 구분해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공을 바닥에 던지는 것은 괜찮다면 공을 가지고 던지기 놀이를 해볼 수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장난감을 던지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손을 잡아 막고 “사람한테 던지면 안 돼”라고 짧게 알려준다. 유리나 날카로운 물건처럼 위험한 물건은 아예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우는 것이 가장 먼저다. 나는 ‘던지지 마’라는 말보다 ‘이건 이렇게 하자’라는 식으로 알려주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게 됐다. “장난감 던지지 마!”보다는 “장난감은 내려놓자.”, “던지면 안 돼!”보다는 “공은 여기서 던져보자.” 이렇게 허용되는 행동을 함께 알려주는 것이다.
또 음식을 계속 식탁 아래로 떨어뜨린다면 단순히 혼내기보다 식사를 마쳤는지, 더 먹기 싫은 것인지 살펴볼 수도 있다. 아직 말로 “그만 먹을래”라고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가 음식을 떨어뜨리는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훈육하기 전에 한 번 더 고민해야 할 것은 ‘이 행동이 정말 잘못된 행동인가?’인 것 같다. 물론 위험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행동이라면 분명하게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안전한 범위 안에서 나타나는 탐색 행동까지 모두 문제행동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돌아기의 물건 던지기는 대부분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아기가 물건을 던질 때 무조건 화부터 내기보다는 먼저 이유를 생각해보려고 했다. ‘지금 재미있는 걸 발견했나?’, ‘무언가 궁금한가?’, ‘엄마가 봐주길 원하는 걸까?’, ‘혹시 싫다는 걸 표현하는 걸까?’ 이렇게 한 번 생각하고 나면 같은 행동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처음에는 물건을 던지는 아기를 보며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하지만 아기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그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실험이었고, 때로는 엄마를 바라보게 만드는 작은 신호이기도 했다. 아직 말도 제대로 못하는 작은 아기가 엄마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엄마를 부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이상하게도 혼내고 싶은 마음보다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물론 오늘도 장난감이 바닥으로 날아가면 엄마의 한숨이 먼저 나올 때가 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 기다려보게 된다. “왜 던졌을까?” 훈육에 앞서 이 질문 하나를 먼저 해보는 것. 어쩌면 돌아기에게 필요한 것은 혼나는 것보다 세상을 안전하게 탐색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