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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4개월 아기 언어발달 실제 후기, ‘엄마, 아빠’부터 두 단어 문장 말하기까지

by Leid 2026. 9. 10.

두돌이 가까워지면서 가장 많이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아기의 언어발달이었다. 주변을 보면 비슷한 개월 수의 아이들이 제법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와 비교하게 될 때가 있었다. 우리 아이는 엄마, 아빠는 일찍 말했지만 이후에는 언어가 빠르게 늘어나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아이의 눈빛이나 행동을 보면 엄마의 말을 꽤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조급해하지는 않았다. 지금 24개월이 지나고 돌아보니 아이의 언어는 정말 어느 순간 확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1. 7개월 아빠, 8개월 엄마 그리고 의미가 생긴 말

우리 아이는 7개월쯤 ‘아빠’를 말했고, 8개월쯤에는 ‘엄마’라는 말을 했다.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엄마 했어!”, “아빠 했어!” 하면서 온 가족이 난리였는데, 사실 그때의 엄마와 아빠가 지금처럼 정확한 의미를 가지고 사용한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기들은 처음 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부터 단어를 정확한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같은 ‘엄마’라는 말도 엄마를 부르는 것일 수도 있고, 무언가를 달라는 의미일 수도 있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언어발달을 볼 때 단순히 어떤 소리를 냈느냐보다 특정 단어를 특정 상황에서 의미 있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 아이도 12개월 정도가 되면서부터 조금 달라졌다. 이전에는 옹알이처럼 ‘엄마’, ‘아빠’를 반복했다면, 어느 순간부터 정말 용건이 있어서 엄마 아빠를 부르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다른 방에 있으면 “엄마!” 하고 부르고, 아빠가 들어오면 “아빠!” 하면서 바라보는 식이었다. 그때부터는 ‘아, 이제 정말 말을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언어발달은 생각보다 천천히 진행됐다. 15개월쯤 되었을 때 아이가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다섯 개 정도였다. ‘멍멍’, ‘까까’, ‘맘마’ 정도가 전부였고, 주변에서 새로운 단어를 하나씩 말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괜히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그래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가 엄마의 말을 이해하는 모습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인형 가져와”, “양말 신자”, “신발 가져오자”라고 말하면 상황에 맞는 행동을 했다. 장난감을 정리하자고 하면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바라보고, 외출하자고 하면 신발을 찾기도 했다. 말로 표현하는 건 많지 않았지만 듣고 이해하는 모습은 꾸준히 늘고 있었다. 그래서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아직 말로 표현하는 속도가 조금 느린 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며 기다려보기로 했다. 언어발달에서 표현언어와 수용언어가 항상 같은 속도로 발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어 개수 하나만으로 아이의 언어발달 전체를 판단하기보다는 이해하고, 반응하고, 소통하는 모습까지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2. 단어가 하나씩 늘더니 어느 순간 두 단어를 붙이기 시작했다

18개월을 지나면서부터는 그래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거 뭐야?”라고 물으면 곧잘 알아듣는 것과 달리, 직접 말해보라고 하면 잘 따라 하지 못했다. 내가 천천히 “사과”라고 알려줘도 아이가 똑같이 따라 말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워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내가 단어를 말해주면 아이가 알아듣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억지로 따라 하게 하지는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에게도 자기만의 속도로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러다 정말 신기하게도 22~23개월쯤 되었을 때 변화가 찾아왔다. 어느 날부터 아이가 단어 두 개를 붙여서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 들었던 말이 ‘엄마 앉아’, ‘맘마 먹어’ 같은 아주 간단한 문장이었다. 그전까지는 ‘엄마’, ‘맘마’처럼 한 단어씩 말하던 아이가 갑자기 두 단어를 연결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벅차기도 했다. 언어발달에서는 18~24개월 무렵 단어를 조합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CDC의 현재 2세 발달 체크리스트에서도 ‘더 많은 우유(More milk)’처럼 두 단어를 함께 말하는 것을 주요 언어·의사소통 발달지표로 제시하고 있다. ASHA 역시 19~24개월의 의사소통 발달에서 두 단어 이상의 조합이 나타나는 것을 중요한 예로 설명한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두 단어를 붙여 말하기 시작한 이후였다. 마치 막혀 있던 수도꼭지가 열린 것처럼 표현언어가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단어가 생겼고, 이전에는 잘 따라 하지 못했던 말도 어느 순간부터는 제법 비슷하게 따라 했다. 어린이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의 이름까지 말하기 시작했다. “이거 뭐야?”라고 물어보고 알려주면 기억했다가 나중에 다시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전에는 내가 단어를 알려주면 듣고만 있던 아이가 이제는 먼저 단어를 말하고,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단어를 상황에 맞게 사용했다.
정말 ‘아기의 뇌는 스펀지 같다’는 말을 이때 실감했다. 한동안은 새로운 단어가 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 안에서는 계속 듣고 이해하고 저장하고 있었던 걸까 싶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동안 쌓아두었던 언어가 한꺼번에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24개월 아기의 언어발달을 볼 때 단순히 ‘단어가 몇 개냐’만 보는 것보다 말을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는지, 부모의 말을 이해하는지, 단어를 조합하기 시작하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3. 24개월이 되니 엄마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

24개월이 지난 지금은 몇 달 전과 비교하면 정말 다른 아이가 되어 있다. 여전히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단어도 있고 어른처럼 긴 문장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상황에서 자기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언어가 늘었다. “엄마 앉아”, “맘마 먹어”처럼 간단한 두 단어 조합에서 시작했던 말이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무엇인가 궁금하면 물어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하고, 내가 질문하면 아는 범위에서 대답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내가 추측해야 했다면 지금은 말로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두돌 무렵에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 단어가 몇 개인가’를 많이 신경 쓰게 되는데,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니 숫자 하나만으로는 아이의 언어발달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소아과학회 자료에서는 2세 무렵 약 50~100개의 단어를 사용하고 여러 개의 두 단어 문장을 말하는 모습을 일반적인 예로 설명하지만, 아이마다 발달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단어가 조금씩 늘고 있는지, 부모의 말을 이해하는지, 자신의 요구나 감정을 말이나 몸짓으로 표현하는지, 사람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있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다. CDC에서도 2세의 언어·의사소통 발달을 볼 때 두 단어 조합뿐 아니라 이름을 들은 물건이나 그림을 가리키고, 간단한 지시를 이해하며, 손짓이나 끄덕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집에서 언어를 도와주려고 특별한 공부를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냥 아이가 하는 말을 듣고 조금 더 길게 말해주는 정도였다. 아이가 “차!”라고 하면 “응, 빨간 차네”, “차 간다”라고 말하고, “공”이라고 하면 “공 줘?”, “공 가지고 놀자”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덧붙였다. ASHA에서도 아이가 한 단어를 말했을 때 부모가 여기에 다른 단어를 덧붙여 조금 더 긴 표현으로 확장해주는 방법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따라 해봐”라고 계속 요구하기보다는 일상에서 부모가 다양한 말을 들려주는 게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15개월 무렵 아이가 단어를 다섯 개 정도밖에 말하지 못했을 때 조금 느린가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아이는 말 대신 눈빛과 행동으로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었고, 내가 하는 말도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22~23개월부터 두 단어를 붙이기 시작하자 언어가 정말 빠르게 확장됐다. 지금은 아이와 “이거 뭐야?”, “어디 갔어?”, “뭐 먹을까?” 같은 말을 주고받는 순간이 생겼고, 그게 참 신기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아이의 마음을 추측해야 했는데 이제는 아이가 자기 목소리로 조금씩 알려주고 있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엄마로서는 말 한마디가 늘어나는 게 단순한 단어 하나의 증가가 아니라 아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24개월 언어발달은 엄마·아빠 같은 의미 있는 단어에서 시작해 단어가 늘고, 두 단어를 조합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우리 아이도 빠르게 말을 시작한 편은 아니었지만, 자기 속도로 듣고 이해하고 쌓아가다가 어느 순간 말이 확 늘어났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어제보다 오늘 어떤 말을 하나 더 했는지를 보려고 한다. 그 작은 변화가 쌓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두돌 육아의 꽤나 특별한 순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