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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아기 돌발진 원인과 돌치레,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by Leid 2026. 8. 31.

아기가 태어나면 엄마에게서 면역력을 물려받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신생아 때는 조금만 콧소리가 나도 걱정하면서도 ‘그래도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감기에 걸리고, 열이 나고, 콧물을 달고 살기 시작한다. 특히 돌을 앞두고 아이가 자주 아프면 엄마들 사이에서는 흔히 ‘돌치레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우리 아기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을 때 ‘이제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알아보니 돌치레라는 것은 의학적인 질병명이 아니고, 돌 무렵 여러 감염성 질환을 겪는 상황을 부모들이 흔히 표현하는 말에 가까웠다. 엄마에게서 받은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아기가 점점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사람이나 주변 환경과 접촉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도 함께 영향을 준다.


1.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은 언제까지일까?

아기는 태어나기 전 엄마에게서 여러 가지 항체를 전달받는다. 임신 중 태반을 통해 전달되는 IgG 항체는 출생 직후 아기가 감염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면 아직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도 어느 정도 외부 환경을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항체가 평생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출생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에게서 받은 항체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그 자리를 아기 자신의 면역체계가 조금씩 채워가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서 ‘6개월이 지나면 엄마 면역력이 사라진다’거나 ‘돌이 되면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완전히 없어져서 아프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정확하지 않다. 항체의 종류와 감염병에 따라 보호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생후 수개월이 지나면서 모체 항체의 영향이 점차 감소하고, 아기가 스스로 여러 감염에 노출되며 면역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에 들어간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아기의 생활환경도 달라진다. 신생아 때는 대부분 집 안에서 엄마나 아빠와 지내지만, 돌 무렵이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기어 다니고 붙잡고 일어서더니 어느 순간 걷기 시작한다. 손에 잡히는 것은 뭐든 만져보고 입으로 가져가고, 다른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도 관심을 보인다. 문화센터나 키즈카페에 가기도 하고 어린이집을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다. 나 역시 아기가 커갈수록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러스나 세균에 노출될 기회도 많아진다. 결국 돌 무렵 아기가 자주 아픈 것은 단순히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나의 이유로 설명하기보다는, 모체 항체가 점차 감소하는 과정과 아기 자신의 면역 경험이 쌓이는 과정, 그리고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시기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것 같다.


2. 우리 아기가 9개월에 겪은 돌치레와 돌발진

우리 아기는 어린이집도 다니지 않았고 외부 활동도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9개월쯤 되었을 때 갑자기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감기에 걸리더니 장염까지 겹쳤다. 도대체 어디에서 옮아왔는지도 알 수 없었다. 아기가 열이 많이 나니 엄마인 나는 정말 정신이 없었다. 아기가 조금만 뜨거워져도 체온을 확인하고, 물은 잘 마시는지, 소변은 보는지, 축 처지지는 않는지 계속 살폈다. 그러던 어느 날 온몸에 빨간 발진까지 올라왔다. 열이 나는 것만으로도 걱정스러운데 갑자기 피부까지 붉어지니 혹시 다른 병이 생긴 것은 아닌가 싶어 더 불안했다. 병원에서 확인하고 알게 된 것이 바로 돌발진이었다.
처음에는 이름 때문에 나도 돌 무렵에 생기는 발진인 줄 알았다. 그런데 돌발진이라는 이름은 ‘돌이 되어서 생기는 발진’이라는 뜻이 아니라, 갑자기 발생한다는 의미의 ‘돌발’과 발진의 ‘진’이 합쳐진 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정확히는 장미진 또는 roseola infantum이라고 하며 주로 사람헤르페스바이러스 6형, HHV-6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생후 6~15개월 사이의 아기에게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우리 아기도 딱 그 시기에 걸린 셈이었다. 돌발진은 보통 갑자기 높은 열이 나고 며칠간 열이 지속되다가 열이 떨어질 무렵 몸통을 중심으로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열이 그렇게 많이 났는데 갑자기 발진이 생기면 엄마 입장에서는 ‘이제 더 아픈 건가?’ 싶지만, 전형적인 돌발진이라면 오히려 열이 떨어지면서 발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 아기도 열이 내리면서 발진이 올라왔다. 다만 발진이 생겼다고 바로 열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열이 살짝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조금 더 이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발진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무조건 열이 끝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컨디션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그때 배웠다.
돌발진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기가 고열을 내고 있는 동안에는 돌발진인지 아닌지를 부모가 집에서 확실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고열과 발진을 일으키는 질환은 돌발진 외에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처럼 아이가 열이 많이 나면 일단 소아과에서 진료를 받고, 집에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아이의 상태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했다. 특히 아이가 축 처지거나 수분을 거의 먹지 못하고 소변량이 줄어드는 경우, 호흡이 힘들어 보이거나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돌치레라고 생각하고 기다려서는 안 된다.


3. 돌치레는 꼭 하는 걸까?

‘돌치레’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나도 돌이 되면 모든 아기가 한 번쯤 크게 아픈 줄 알았다. 하지만 돌치레는 의학적인 병명이 아니다. 돌 전후로 감기나 장염, 중이염, 돌발진처럼 여러 질환을 경험하는 상황을 부모들이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다. 그러니 ‘돌치레를 해야 면역력이 생긴다’거나 ‘돌치레를 심하게 해야 건강해진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감염을 일부러 경험하게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예방하고, 손을 잘 씻고, 아픈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는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 돌 무렵에 아이가 자주 아픈 것을 두고 ‘두돌치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의학적인 질병명은 아니다. 오히려 두 돌쯤 되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또래 친구들과 접촉하는 일이 많아지고, 활동량도 훨씬 늘어나기 때문에 여러 감염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진다. 따라서 두 돌 무렵 감기를 자주 앓는다고 해서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면역 경험을 쌓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보는 것이 좋다.
돌발진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아기가 9개월에 그렇게 심하게 앓고 나니 처음에는 ‘왜 우리 아기가 이렇게 자주 아플까’ 하는 걱정이 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던 아기가 어느새 기어 다니고, 손으로 세상을 만지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자신의 면역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기가 아플 때 엄마 마음은 여전히 편하지 않다. 열이 오르면 혹시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고, 밤새 체온을 확인하다 보면 엄마도 지친다. 그래도 모든 열과 콧물을 ‘돌치레’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아이의 컨디션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됐다.


아기가 돌 무렵 갑자기 자주 아프기 시작하면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싶어 걱정하게 된다. 실제로 모체에서 받은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지만 돌이 되는 순간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아기의 활동반경과 사람과의 접촉이 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기회도 많아진다. 이런 여러 변화가 겹치면서 돌 전후로 감기나 장염, 돌발진 등을 경험하는 아이가 많아지고, 부모들은 이를 흔히 ‘돌치레’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 아기도 9개월이라는 이른 시기에 감기와 장염을 겪고 돌발진까지 경험했다. 그때는 정말 정신없이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지나고 보니 그것 역시 아기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아이가 아플 때는 ‘돌치레겠지’ 하고 무조건 넘기기보다는 소아과에서 원인을 확인하고, 충분히 쉬고 수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돌치레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병이 아니고, 돌발진 역시 돌이 되어야 생기는 병은 아니다. 엄마에게 받은 면역력이 서서히 줄어드는 만큼 아기 스스로 면역 경험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아프고 나면 어느새 한 뼘 더 자라 있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도 그만큼 한 단계씩 육아를 배워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