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태어나면 하루하루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만 봐도 신기한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아기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모습은 정말 놀랍다. 특히 목을 가누는 것은 아기가 처음 보여주는 큰 움직임 중 하나라서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기는 언제쯤 고개를 들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나 역시 처음에는 목을 가누는 시기가 정해져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아기를 키워보니 같은 월령이라도 아이마다 꽤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 아기는 유난히 대근육 발달이 빠른 편이었고, 터미타임도 생각보다 아주 일찍 시작하게 됐다.
1. 신생아때부터 이미 혼자 고개를 빳빳하게 들었던 아기
아기를 처음 안았을 때부터 조금 특이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었다. 속싸개를 하고 안아도 고개를 꽤 빳빳하게 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신생아니까 당연히 목에 힘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품에 안고 있으면 고개를 들고 주변을 쳐다보려고 했다. 마치 엄마 뱃속에서 이미 코어운동을 다 하고 나온 아기처럼 고개를 꼿꼿하게 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물론 신생아가 잠깐 고개를 드는 것과 목을 완전히 가누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신생아의 목 근육은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거나 자세를 바꿀 때는 머리와 목을 잘 받쳐줘야 한다. 실제로 목 가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라 생후 1~4개월 동안 조금씩 발달하는 과정이다. CDC에서도 생후 2개월 무렵에는 엎드렸을 때 머리를 들어 올리는 것을 하나의 발달 이정표로 보고, 4개월 무렵에는 안아주었을 때 머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래서 ‘100일이면 무조건 목을 완벽하게 가눠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기마다 근육의 힘이나 운동 발달 속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는 그중에서도 비교적 빠른 편이었던 것 같다. 고개를 들고 엄마를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웃겨서 한참을 바라보곤 했다. 그때는 그저 ‘우리 아기 목에 힘이 세네?’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것도 아기가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목을 가누기 시작한 그 작은 변화가 이후 뒤집고, 기고, 앉고 움직이는 발달의 시작처럼 느껴진다.
2. 태어난지 한달만에 본격 터미타임
아기가 고개를 빳빳하게 드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생후 한 달 정도 되었을 때 바닥에서 터미타임을 시작해봤다. 사실 처음에는 조금 걱정됐다. 아직 너무 어린 아기인데 엎드려도 괜찮은 건가 싶었고, 혹시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터미타임은 목을 완전히 가눈 다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깨어 있고 보호자가 지켜보는 상태에서 신생아 때부터 조금씩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다. 처음에는 오래 시킬 필요도 없고 짧게 여러 번 경험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리 아기는 바닥에 엎드려놓자 생각보다 고개를 잘 들었다. 혼자 힘으로 고개를 들어 올리고 잠시 버티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참을 구경했다. ‘진짜 혼자 고개를 들고 있네?’ 싶어서 괜히 내가 더 신이 났던 것 같다. 그렇다고 잘한다고 계속 오래 시키지는 않았다. 아기에게도 처음 해보는 자세이고 목과 어깨, 등 근육을 사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짧게 시작해서 조금씩 시간을 늘려갔다. 터미타임은 단순히 목을 가누는 연습만 하는 것도 아니다.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를 들고 팔로 몸을 지탱하면서 목과 어깨, 등과 팔의 근육을 함께 사용하는 활동이라 이후의 운동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아기가 잘한다고 무리해서 오래 하는 것보다 짧게 자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에 엎드리는 게 힘든 아기라면 엄마 가슴 위나 무릎 위에서 시작해도 되고, 엄마가 앞에서 얼굴을 보여주며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아기는 다행히 터미타임을 크게 싫어하지 않았지만, 모든 아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엎드리자마자 우는 아기도 있고 몇 초밖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아기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기의 발달 속도와 성향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터미타임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보다 아기가 자신의 몸을 사용해보는 경험을 조금씩 쌓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3. 50일에 터미완성, 100일에는 고개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된 아기
터미타임을 조금씩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고개를 드는 시간이 길어졌고, 목에 힘이 붙는 게 눈에 보였다. 그래서 50일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터미타임 자세를 활용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완벽하게 고개를 들고 있어서 사진을 보면서도 웃음이 났다. ‘우리 아기 언제 이렇게 컸지?’ 싶은 마음도 들었다. 신생아 때는 머리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50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자기 힘으로 고개를 들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신기했다. 백일이 되기 전에는 엎드려 있을 때뿐만 아니라 안겨 있을 때도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리면서 주변을 구경했다. 처음에는 엄마 얼굴만 바라보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는 집 안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앞에서 움직이는 것을 따라가려고 했다. 목을 가눈다는 게 단순히 고개를 꼿꼿하게 세우는 것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주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는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우리 아기가 빨랐다고 해서 다른 아기도 같은 시기에 목을 가눠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기는 2개월 무렵부터 고개를 잘 들고, 어떤 아기는 3~4개월에 걸쳐 천천히 안정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날짜에 완벽하게 목을 가누는지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지는지를 보는 것이다. CDC의 발달 이정표에서도 생후 2개월에는 엎드렸을 때 머리를 들 수 있는 것, 4개월에는 안았을 때 머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만약 2개월 무렵에도 엎드렸을 때 전혀 머리를 들지 못하거나, 4개월이 되어도 머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몸에 힘이 지나치게 없거나 이전에 할 수 있던 동작을 잃는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에서 발달 상태를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반대로 조금 늦는 것 같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기는 터미타임을 비교적 일찍 시작하고 잘했던 편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우리 아기의 발달 속도가 그랬던 것이다. 다른 아기와 비교하기보다는 우리 아기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고개를 들고,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더 편하게 움직이는지를 보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아기가 고개를 드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신기하고 귀여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작은 움직임이 아기의 첫 대근육 발달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우리 아기는 생후 한 달쯤부터 터미타임을 시작했고 50일 무렵에는 꽤 안정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모든 아기가 같은 속도로 발달하는 것은 아니니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짧게 자주, 아기가 깨어 있고 편안할 때 터미타임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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