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가 태어나고 나면 초보 엄마에게 새로운 고민이 하나 생긴다. 바로 ‘우리 아기는 도대체 얼마나 먹어야 하는 걸까?’라는 문제다. 신생아실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먹이니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집으로 돌아오고 나니 갑자기 모든 것을 내가 판단해야 했다. 특히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는 혼합수유를 하다 보니 모유를 직접 먹였을 때는 실제로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우리 아기는 배가 고파도 크게 울지 않는 편이라 더더욱 수유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유량은 숫자 하나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보다 아기의 성장과 수유 후 모습을 함께 보면서 우리 아기에게 맞는 양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웠던 것 같다.
1. 신생아 때는 하루에 몇 mL를 먹여야 할까?
아기가 태어나면 신생아실에서는 처음부터 많은 양을 먹이지 않고 조금씩 수유량을 늘려간다. 우리 아기도 신생아실에서 첫날에는 한 번에 10mL 정도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루하루 지내면서 먹는 양이 조금씩 늘었고,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몸무게가 약 3.5kg 정도였고 하루 8번, 한 번에 60~80mL 정도를 먹었다. 조리원에서 퇴원할 때도 수유하는 방법과 대략적인 양을 안내받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대로 따라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집에 와서도 처음에는 ‘60mL 먹였으니 다음 수유까지 몇 시간 정도 기다리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비교적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육아를 시작해보니 아기는 책에 적힌 숫자대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어떤 날은 평소보다 조금 더 먹기도 하고, 어떤 날은 조금 남기기도 했다. 분유만 먹는 아기라면 젖병에 몇 mL를 준비했고 얼마나 남겼는지 확인할 수 있지만, 모유 수유가 들어가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특히 직접 수유를 하면 아기가 몇 분을 먹었는지는 알 수 있어도 실제로 몇 mL를 먹었는지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혼합수유를 하던 나는 ‘모유를 이 정도 먹었으니 분유는 몇 mL를 더 줘야 하지?’라는 고민을 계속하게 됐다. 아기 수유량은 월령과 체중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평균적인 범위가 있지만, 모든 아기가 똑같은 양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체중의 아기라도 한 번에 많이 먹고 수유 간격이 긴 아기가 있고, 조금씩 자주 먹는 아기도 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무조건 이 숫자를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우리 아기의 성장과 수유 신호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했다. 당시에는 수유량 숫자가 눈에 보이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숫자를 정확하게 맞추려고 할수록 더 불안해졌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수유량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잘 먹고 있는지, 소변을 적절히 보는지, 수유 후 편안한지, 체중이 꾸준히 증가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었다.
2. 혼합수유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모유량 체크
나는 모유와 분유를 함께 먹이는 혼합수유를 했는데, 유축해서 먹일 때는 그나마 마음이 편했다. 유축한 모유를 젖병에 담으면 몇 mL를 먹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직접 수유를 할 때였다. 아기가 가슴을 물고 열심히 먹는 것은 보이는데 실제로 얼마나 먹었는지는 알 수 없으니 수유가 끝난 뒤에도 계속 고민이 됐다. ‘이 정도 먹었으면 배가 부른 걸까?’, ‘분유를 조금 더 줘야 하나?’, ‘혹시 부족하게 먹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방법이 아기용 체중계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직수하기 전 아기의 몸무게를 재고, 수유가 끝난 직후 다시 몸무게를 재서 대략적인 섭취량을 확인해보려고 했다. 물론 아기가 먹은 모유가 곧바로 전부 체중으로 정확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이런 방식이 의료적으로 정확한 수유량 측정법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모유 수유량을 전혀 알 수 없다는 답답함을 조금 덜어주는 방법이었다. 대략적으로라도 확인하고 나면 ‘아예 못 먹은 건 아니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었고, 부족해 보이는 경우에는 분유나 미리 유축해둔 모유를 조금 보충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아기는 정말 빠르게 자랐고, 당연히 먹어야 하는 양도 계속 달라졌다. 며칠 전까지 잘 먹던 양이 어느 순간에는 부족해 보이고, 반대로 어떤 날은 평소보다 적게 먹기도 했다. 특히 우리 아기는 배고프다고 크게 우는 아기가 아니었다. 보통 아기들은 배가 고프면 울거나 입을 찾고, 배가 부르면 젖병을 밀어내거나 고개를 돌리는 등 나름의 신호를 보내는데, 우리 아기는 배가 고파도 크게 울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는 편이었다. 주면 먹고, 안 주면 또 그냥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기의 행동만 보고 수유량을 결정하는 것도 나에게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다가 당시 참고했던 것이 아기 체중에 일정한 양을 곱해서 하루 수유량을 대략 계산하는 방법이었다. 내가 찾아봤을 때는 아기 몸무게에 120~180mL 정도를 곱해 하루 총량을 참고하는 방식이 많이 소개되어 있었고, 나는 그중간값인 150mL를 적용해 대략적인 하루 수유량을 계산했다. 예를 들어 3.5kg이라면 하루 약 525mL 정도를 하나의 참고치로 잡고, 실제 수유량은 그날 아기의 상태에 따라 조절했다. 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내가 수유량을 가늠하기 위해 사용했던 참고 기준이지 모든 아기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은 아니었다. 아기의 월령, 체중, 수유 방법, 성장 상태에 따라 필요한 양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결국 수유량은 숫자보다 우리 아기에 맞춘 수유가 중요
혼합수유를 하면서 한동안은 하루 총량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젖병에 몇 mL를 담았는지 기록하고, 모유는 얼마나 먹었을지 예상하고, 분유를 얼마나 보충했는지 계산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아기를 먹이는 것보다 계산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우리 아기는 배가 고파도 잘 울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다른 아기들처럼 ‘배고파요’라는 신호가 확실하면 엄마도 수유량을 조절하기 쉬운데, 우리 아기는 조용히 있는 편이라 내가 먼저 시간을 보고 먹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해진 양을 최대한 맞춰 먹이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아기가 한 번에 먹는 양은 매번 똑같을 필요가 없었고, 하루 전체를 봤을 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체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분유를 먹이다 보면 젖병에 남은 양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오늘은 이것밖에 안 먹었네’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아기가 배부르다는 신호를 보인다면 억지로 남은 양까지 먹일 필요는 없다. 반대로 정해둔 양을 다 먹었는데도 계속 배고파하는 모습이 있다면 조금 더 먹을 수도 있다. 혼합수유도 마찬가지였다. 모유를 먹인 뒤 아기가 편안하게 잠들었다면 굳이 분유를 추가하지 않았고, 계속 입을 찾거나 배고파하는 모습이 보이면 분유나 유축한 모유를 보충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모유 몇 mL를 먹었으니까 분유 몇 mL’라는 식으로 정확하게 계산하기보다는 아기의 반응을 보면서 조절하게 됐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그렇게 수유량을 조절하는 동안 개월 수에 맞게 잘 자랐고 특별한 문제 없이 성장했다. 그래서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계산했던 하루 150mL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아기가 실제로 잘 성장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수유량은 어디까지나 참고할 수 있는 숫자이고, 아기마다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과 수유 간격, 소화 능력은 모두 다르다. 특히 신생아나 체중 증가가 걱정되는 아기라면 인터넷에서 본 계산법만으로 수유량을 정하기보다 소아과에서 체중 증가와 수유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육아를 하다 보면 ‘정답은 몇 mL인가요?’라는 질문을 자꾸 하게 되는데, 지나고 보니 우리 아기의 정답은 우리 아기의 성장 속도 안에 있었다. 결국 매일 가장 가까이에서 아기를 보는 엄마와 아빠가 아이의 수유 패턴을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혼합수유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모유를 얼마나 먹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체중계도 사용해보고 하루 수유량을 계산해보면서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수유량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보다 아기가 잘 먹고 잘 자라고 체중이 꾸준히 증가하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했다. 아기마다 먹는 양도, 배고픔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결국 우리 아기에게 맞는 수유량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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