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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4개월 카메라만 보면 도망가는 이유, 자연스럽게 찍는 방법과 후기

by Leid 2026. 9. 25.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사진을 찍는 일인 것 같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예쁜 순간이 보이면 습관처럼 카메라를 들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아이가 카메라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시기가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두돌 무렵과 겹쳤다는 것이다. 이제는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기만 해도 도망가거나 “하지 마!”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건 자기가 사진을 찍고 싶은 순간에는 먼저 “사진!”이라고 말하고 포즈까지 취한다는 것이다. 찍고 싶은 건 자기가 정하고 싶은 두돌아기의 마음이 너무 확실해서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남기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1. 24개월 아기가 카메라만 보면 도망가는 이유

두돌 무렵 아이가 카메라만 들면 갑자기 도망가거나 얼굴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생각보다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이 시기는 자신의 생각과 의지가 강해지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CDC에서도 2~3세를 독립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시기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는 부모가 정한 범위 안에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기회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아이 입장에서는 사진을 찍는 일이 단순히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아니라, 놀고 있는데 갑자기 엄마가 자신을 바라보고 “여기 봐”, “웃어”, “가만히 있어”라고 요구하는 상황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게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는 카메라를 의식하는 정도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를 들기만 해도 반응이 달라졌다.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가면 도망가고, “사진 찍자”라는 말만 해도 싫다고 표현한다. 재미있는 건 자기가 원할 때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어떤 순간에는 먼저 사진을 찍어달라고 이야기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얌전히 포즈까지 취한다. 결국 사진이 싫은 것이라기보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순간에 사진을 찍히는 것이 싫은 것에 가까워 보였다. 특히 두돌은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에 비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은 아직 발달하는 중이라 싫다는 마음을 말로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도망가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고개를 돌리는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마다 아이가 거부한다면 ‘사진을 싫어하는 아이’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아이가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부터 생각해보게 된다.


2.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다면 카메라보다 아이의 놀이를 먼저 보기

두돌 아이의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다면 오히려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를 카메라 앞에 세워 “여기 봐”, “웃어”, “사진 찍자”를 반복하기보다 아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자연스럽게 찍어보는 것이다. 자동차를 가지고 놀고 있다면 “자동차 부릉부릉 가네” 하면서 같이 놀아주고, 아이가 놀이에 집중했을 때 한두 장 찍어본다. 산책 중이라면 굳이 불러 세우지 않고 걷는 뒷모습이나 꽃을 바라보는 모습을 찍어도 된다. 정면을 바라보고 활짝 웃는 사진만 사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훨씬 편해진다.
나도 처음에는 아이의 예쁜 모습을 최대한 많이 남기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니는 편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카메라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버렸다. 카메라만 들면 도망가니 자연스러운 모습을 찍기는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놀고 있을 때 조금 떨어져서 찍거나, 아이가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는 순간에 조용히 몇 장만 찍는다. 꼭 얼굴을 정면으로 찍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손, 아빠 손을 잡고 걷는 뒷모습, 무언가에 집중해서 바라보는 옆모습도 그때의 아이를 기억하기에는 충분히 좋은 사진이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억지로 포즈를 취한 사진보다 그때 아이가 무엇을 좋아했고 어떻게 놀았는지가 담긴 사진이 더 생생하게 느껴질 것 같다.
카메라 자체를 익숙하게 만들어주는 방법도 있다. 아이를 찍기 전에 엄마나 아빠 사진을 찍어보면서 “엄마 사진!”, “아빠 사진!” 하고 카메라를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물건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가 원한다면 직접 사진을 찍어보게 해도 좋다. 그러면 카메라가 ‘나를 찍으러 오는 이상한 물건’에서 ‘우리 가족이 함께 가지고 노는 물건’으로 조금씩 바뀔 수 있다. 또 “여기서 찍을까, 저기서 찍을까?”, “자동차 들고 찍을까?”처럼 사진을 찍는다는 큰 틀 안에서 아이가 작은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아이가 분명하게 싫다고 표현한다면 그때는 바로 카메라를 내려놓는 것이 좋다. 한 장만 더 찍겠다고 계속 따라가면 사진에 대한 거부감이 오히려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사진을 거부하는 아이, 지금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기는 것으로 충분

사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예쁘게 웃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특히 두돌은 하루에도 표정과 행동이 달라지고, 지금 아니면 다시 볼 수 없는 모습들이 많아서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아이가 카메라를 보고 너무 싫어하거나 울고불고 떼를 쓴다면 그 순간까지 사진으로 남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보다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조금 포기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싶다는 엄마의 욕심은 내려놓고, 아이가 먼저 찍어달라고 할 때는 적극적으로 찍어준다. 포즈를 취하고 싶어 하는 순간에는 마음껏 찍어주고, 싫다고 도망가는 날에는 그냥 보내준다.
아이와 함께 사진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카메라를 들고 쫓아가는 대신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여기 ○○이가 자동차 타고 있네”, “엄마랑 공원 갔었지”, “아빠랑 같이 있었네” 하고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사진이 단순히 ‘엄마가 나를 찍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재미있었던 경험을 다시 보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이가 사진을 보고 웃거나 자기 모습을 알아보면 그 자체로 좋은 경험이 된다.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사진을 보는 즐거움을 먼저 만들어주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카메라를 조금 덜 의식하게 된다면 그때 자연스럽게 촬영 기회를 늘려도 늦지 않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카메라만 보면 도망가는 것도 결국 자기주장이 커졌다는 증거인 것 같다. 예전에는 엄마가 사진을 찍으면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이제는 ‘싫어’, ‘지금은 안 돼’, ‘내가 원할 때 할래’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자연스러운 사진을 많이 남기고 싶은 엄마로서는 조금 아쉽다. 하지만 싫어하는 아이를 억지로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다면 그 순간 아이에게는 즐거운 기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멀리서 몰래 한 장 찍고, 아이가 먼저 “사진 찍어줘”라고 하는 순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찍어준다. 언젠가 조금 더 크면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좋아하고, 엄마가 사진을 찍자고 하면 자연스럽게 웃어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는 지금의 도망가는 뒷모습까지도 두돌의 한 장면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카메라만 보면 도망가는 두돌아기.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은 엄마에게는 조금 아쉽지만, 그만큼 자기 생각이 분명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이가 원하는 순간에 마음껏 찍어주고, 싫어하는 순간에는 카메라를 내려놓으려고 한다. 언젠가 다시 엄마에게 “사진 찍어줘” 하며 달려오는 날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