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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4개월 거울을 너무 좋아하는 아기, 아기의 자기 인식을 도와주었던 방법

by Leid 2026. 9. 24.

아기가 어느 날부터 거울 앞에 머무는 시간이 부쩍 길어졌다. 지나가다가도 거울이 보이면 멈춰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면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관찰한다. 머리핀을 해주거나 새로운 옷을 입혀준 날에는 특히 거울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자기 모습을 확인한다. 처음에는 그저 거울 보는 게 재미있나 보다 싶었는데, 핸드폰으로 사진을 보여줄 때도 자기 모습이 나온 사진을 골라 보여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 이제 자기 자신을 알아보고 좋아하기 시작했구나.’ 두돌 무렵 아이에게 나타나는 자기 인식의 발달이 궁금해졌다.


1. 24개월 아기가 거울을 좋아하는 이유, ‘나’를 알아가기 시작

두돌 무렵 아이가 거울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자기 얼굴이 신기해서만은 아닐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점점 자신과 주변 사람을 구분하고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거울 속 아이가 자신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가면서 자신의 몸과 행동을 연결해서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손을 흔들면 거울 속 아이도 손을 흔드네”, “내가 웃으니까 저 아이도 웃네”처럼 자신의 행동과 눈앞의 모습을 연결해보는 셈이다. CDC에서도 영유아기에 자신과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고, 거울이나 사진 속 자신을 알아보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두돌 전후에는 독립성이 커지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도 점점 많아진다.
우리 아이도 요즘 거울 앞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예전과 확실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거울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얼굴을 보며 웃기도 하고, 일부러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보기도 한다. 손을 흔들거나 몸을 움직이면서 거울 속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보는 것 같다. 특히 머리핀을 꽂아준 날에는 거울 앞으로 달려가 한참을 바라본다. 예전에는 엄마가 예쁘다고 해주는 것만 좋아했다면 이제는 자기 눈으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가족사진을 보여주면 자기 모습이 나온 사진을 보고 싶다고 하고, 사진 속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모습을 보면 ‘이제 정말 자기 자신을 하나의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구나’ 싶어 신기하다. 세상에 태어나 엄마 아빠 얼굴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던 작은 아기가 어느새 자기 얼굴을 알아보고 자기 모습을 좋아한다는 게 새삼 뭉클하게 느껴졌다.


2. 거울을 볼 때 이름과 몸, 행동을 연결해주기

거울을 좋아하는 이 시기를 그냥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지나가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이름과 몸, 행동을 연결해볼 수 있는 놀이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거울 앞에 함께 서서 “OO이 어디 있지?” 하고 물어보고 아이가 자신을 가리키면 “여기 있네. OO이네”라고 말해주는 식이다. “OO이 눈은 어디 있지?”, “코는?”, “입은?” 하면서 신체 부위를 찾아보게 하는 것도 좋다. CDC의 2세 발달 기준에서도 부모가 요청했을 때 신체 부위를 두 곳 이상 가리키는 것이 언어·인지 발달의 한 항목으로 제시되고 있다. 거울을 활용하면 자기 몸을 직접 보면서 이름까지 함께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신체 인식과 언어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
우리 아이와도 거울 옆에 같이 서서 이것저것 이야기해주곤 한다. “OO이 머리 예쁘네”, “머리핀 했네”, “눈 어디 있지?”, “입도 있네” 하면서 아이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동안 말을 붙여준다. 아이가 웃으면 “OO이가 웃고 있네”, 손을 흔들면 “손 흔들었네”라고 말해준다. 특별히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지금 눈앞에서 하고 있는 행동을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거울을 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이 된다. 표정 놀이도 재미있다. 같이 웃는 얼굴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놀란 표정이나 화난 표정을 지어보면서 “OO이 웃었네”, “놀란 얼굴이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얼굴과 감정을 연결해서 이야기해주는 것도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아이가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면 거울 앞에서 손을 흔들거나 춤을 춰보는 것도 재미있다. “손 흔들어볼까?”, “빙글빙글 돌아볼까?”, “점프!” 하고 움직인 뒤 “OO이가 움직이니까 거울 속 OO이도 똑같이 움직이네”라고 이야기해준다. 아이에게는 놀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움직인다 → 거울 속 모습도 움직인다 → 저 모습은 나다라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물론 거울을 본다고 해서 자기 인식이 갑자기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신의 이름, 몸, 행동, 감정을 조금씩 연결해가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다. 굳이 정답을 맞히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거울을 보며 즐거워한다면 그 순간을 함께 바라보고 이야기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3. 거울뿐 아니라 사진과 일상 속에서 ‘내가 하는 것’을 많이 이야기해주기

자기 인식은 거울 앞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가 일상에서 ‘내가 직접 한다’는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입을 때 “OO이가 팔 넣어볼까?”, 양치할 때 “OO이가 칫솔 잡았네”, 밥을 먹을 때 “OO이가 숟가락으로 먹고 있네”, 신발을 신을 때 “OO이 발에 신발 신었네”처럼 아이의 이름과 행동을 연결해서 말해줄 수 있다. CDC 역시 두돌 무렵 아이에게 옷 입기나 식사, 간단한 집안일 등에 참여할 기회를 주면서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거울을 보는 것만큼이나 ‘내가 해냈다’는 경험이 자기 인식과 독립성을 키워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사진을 활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 아이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볼 때 자기 모습이 나온 사진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그럴 때면 “여기 OO이 있네”, “OO이가 아빠랑 있네”, “OO이가 아이스크림 먹고 있네”처럼 사진 속 자신의 모습을 함께 이야기해준다. 단순히 “누구야?”라고 묻고 정답을 확인하는 것보다 사진 속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다. 그러면 ‘사진 속 사람이 나다’라는 인식뿐 아니라 ‘내가 이런 일을 했었구나’라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까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기 사진을 보며 웃거나 또 보여달라고 할 때면 나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 어린아기지만 자기 자신을 알아보고 자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귀엽기도 하고,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감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다만 거울을 좋아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아이의 자기 인식이 특별히 빠르거나 특정한 발달 수준이라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거울은 움직임이 바로 보이고 자신의 얼굴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재미있는 놀이 대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거울을 얼마나 오래 보는지’보다는 거울과 사진을 보면서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의 이름을 듣고, 신체 부위를 구분하고, 자신의 행동을 표현하는 등 전체적인 발달 모습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리 아이가 거울 앞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가끔 웃음이 난다. 엄마 눈에는 그저 귀여운 행동 하나인데, 그 안에는 자기 몸을 알아가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거울 앞으로 달려가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옆에 같이 서서 “OO이 예쁘네”, “오늘 머리핀 했네”, “웃고 있네”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아주 작은 대화지만 아이가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데 따뜻한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한참 바라보는 아이를 보면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자기 얼굴도 알아보고, 자기 사진도 찾고, 자신의 행동까지 바라보는 아이. 거울을 볼 때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해주면서 ‘나는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감각도 자연스럽게 배워갔으면 좋겠다.